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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소식

함께성장편지 vol.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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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9-09-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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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삶이 힘들거나 모든 일이 한꺼번에 몰아쳐서 다가올 때 내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그래,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겠지, 이 또한 지나갈 거야' 하고 마음의 다짐을 하게 됩니다.

느 순간 뒤돌아보면 복잡했던 일들은 해결되어 있고, 무겁게만 짓누르던 과업들은 하나씩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1학기 말이 되면서 착실하게 등교하던 아이가 학교에 오면 답답해진다며 갑자기 무단으로 결석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담임인 저도 그렇지만 성실하게 생활하던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부모님의 충격은 더 크셨습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며 자신의 꿈을 위해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아이를 겨우 진정시킨 채 방학을 맞이하였습니다.

2학기 개학 날 학교에 나타난 이후로 그 아이가 등교하지 않는 횟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죄송하다는 어머니의 문자를 받고 있습니다.

조회시간에 그 아이의 빈자리를 보며 담임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그다지 없으며 학교가 어떤 의미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예전과 사뭇 다르게 자퇴하는 아이들은 늘어나고 그 이유가 자신의 꿈을 위해 학교의 정규 과정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획일적인 학교 시스템보다 다양한 교육의 형태가 이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공교육의 기능이

점점 상실되고 있으며, 고등학교는 여전히 대학 진학을 위한 혼란의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얼굴을 마주 할 수 없는

아이와 어렵게 만나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학교에 정상 등교하라는 말보다는 너를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뒤늦게 심한 사춘기를 겪는지도 모를 아이에게 인생에서 꼭 필요한 시점이 지금이라면 자신을 많이 되돌아 보고 고민하고 해결하고 오는 편이 좋다고,

선생님은 너를 기다릴 것이라는 당부였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이에게 보내주는 저의 믿음이었습니다.

  교직 경력이 겨우 5년이 지났을 때 저희 반에 자퇴하겠다고 선언했던 고1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채 1주일도 안 돼 학교를 그만두고 저는 그 아이의 마지막 담임이 되었습니다. 몇 주 뒤 학교 소풍으로 에버랜드를 가게 되었을때 전 그 아이에게

같이 가자며 교복 입고 학교로 오라고 했었습니다. 별다른 교육철학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저 집에서 아무 일 없이 무기력하게 있는 건 아닐지 싶어

연락한 거였고, 그 아이는 소풍에 와서 반 친구들과 즐겁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 해 아이는 검정고시합격증을 들고 왔고, 그해 겨울 대학 합격 소식을

려줬고 심지어 그 어머니와 좋은 곳에 가서 식사도 하였습니다. 나중에 저는 왜 나는그 아이를 좀 더 붙잡지 않았을까?, 그렇게 쉽게 자퇴하도록 승인하였을까?

생각하니 결론은 그 아이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따라갈 것이라는….

   행정 부서에 있다 담임으로 돌아온 저는 아이들과 만나는 기쁨이 조금씩 커짐을 느낍니다.

나의 교육관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몰아쳤던 학급운영보다는 커가는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보며 기다리는 지혜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니 보이는 세상은 넓어지고 나의 편협함에 갇히지 않으려고 여러 상황에 자꾸 나를 빗대어 봅니다. 협동 학습만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도 있었고, 

동 교사로서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의 부담을 느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저도 어느새 협동인으로 살아온 지 햇수로 17년이 되었습니다. 

지역과 교과 모임은 연구 본연의 기능을 갈구하기보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있는 그저 함께함으로 행복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전히 우리 안에서는 연구회는 이래야 한다, 함께 교육은 어떤 비전을 세워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설사 도돌이표라 할지라도

\우리 단체를 지지하고 그 공간을 채워주시는 선생님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저에게 ‘믿음’으로 다가옵니다. 이곳저곳에서 피어나는 작은 꽃들로

학교 현장을 채워주고 계실 거라는…. 지금 당장 연구회로서 보이는 성과가 없더라도, 선생님들의 내면으로는 성장이 차곡차곡 일어나고 있음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성경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습니다.

솔로몬 왕이 큰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자만하거나 크게 낙담하지 않도록보석 세공사에게 자신을 위한 문구를 새겨 반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죠.
학교는 여전히 분주히 돌아갑니다. 

혹, 지쳐 계신다면 그 또한 지나갈 것이며 몇 년이 지난 후 ‘그때도 참 좋았었지’라고 회상하는 날이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지나가는 가을 이전보다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며,
그 어떤 소식도 함께 교육과 나눠주시길 기대합니다.



-광화문에서 작은 소식 전합니다.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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